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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일 (9월 24일 화요일) 산 후안 데 오르테가에서 부르고스까지 2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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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뉴라이프교회 작성일13-09-24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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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자가 도시로 들어 설 때는 더욱 겸손해져야 한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먹고 살기 위해 바쁘게 일하는 사람들이다. 그렇게 살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고, 가족을 부양하는 사람들은 책임있게 더욱 부지런히 일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들도 일상을 벗어나고 싶은 충동, 또는 간절함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매일 기계적으로 돌아가는 직업, 비즈니스, 일 때문에 그 자리를 쉽게 떠날 수 없다.
일상을 떠나 40일 또는 상당 기간 걸을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그러므로 일터를 떠날 수 없는 분에게 미안한 심정과 함께 겸손한 마음으로 감사할 수 있어야 한다.
도시에서 일상의 삶, 비즈니스, 직장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성도들이 생각난다. 그들이 고맙고 자랑스럽다. 어쩌면 목사는 지금 마음대로 삶의 현장을 떠날 수 없는 그들을 대신해서 걸으며 기도해 주고 있는지 모른다.
순례자여 일어나라
몸이 고단한 순례자여 일어나라
네 영혼은 맑고 힘이 있으니
영혼을 들어 올려 주님을 찬양하라
천사들 찬양에 맞춰 함께 합창하라
순례자여 오늘도 힘을 내라
약할 때 십자가 보혈 의지하여
고통 받는 세상을 위해 중보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라
순례자여 영혼을 자유케 하라
내주하시는 성령님의 능력으로
염려와 두려움의 속박 끊어 버리고
다시는 종의 멍에를 지지 말라
천국 본향을 향하는 순례자여
피곤하여 낙심치 않기 위해
오래 참으신 네 주님을 생각하라
영광의 부활로 승리하신 주님을 바라보라
한적한 시골 길 을 걷다가 차들이 많아지며 빠른 속도로 다니는 도시 외곽으로 들어섰다. 삭막함과 소음과 무표정한 사람들의 모습이 약간 충격으로 다가 온다. Bridgestone 타이어 공장 철조망 벽이 거의 1Km 이상 계속 되는 것 같다. 이렇게 7Km 를 자연의 정취를 느낄 수 없는 도시 길을 걸어서 중심부에 위치한 알베르게에 도착했다.
부르고스는 인구 20만 정도의 크고 활기 찬 도시이다. 시내 중심부는 13세기 건축물인 산타 마리아 대성당이 고딕 양식의 높고 정교한 첨탑 2개와 함께 장엄한 모습을 뽐낸다. 성당은 유명한 관광 코스가 되어 있다. 3유로씩을 주고 안에 들어가 보았다. 이 안에 각각 좌석이 배치되어 예배드릴 수 있는 21개의 아름다운 채플이 들어있다. 내부의 조각, 부조, 석상, 공예품, 그림 등은 감탄을 자아낼 만한 탁월한 예술품들이었다. 항상 떠나지 않는 의문이 있다. 왜 교회당을 이처럼 크게, 높게, 정교하게 지었을까? 무슨 동기와 마음으로 이렇게 건축하려고 했을까?
부르고스에 도착할 무렵 내 양쪽 신발 옆이 갈라졌다. 떠나기 전 앞이 넓고 가벼운 신발로 좋은 축에 들어간다는 Keen 브랜드 신발을 120불을 주고 샀다. 장기간 먼거리를 걸어야 했기에 마음 먹고 투자한 것인데, 조금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래도 나쁘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수퍼글루를 사서 붙여 보기로 했다. 혹시 잘 안되면 다른 신발 하나를 사면되지 않겠는가? 산타마리아 대성당 옆 잡화점 가게에 수퍼글루가 있었다. 신발 곁을 깨끗하게 잘 닦아내고 물기를 없이 한 뒤 기도하는 마음으로 수퍼글루로 정성껏 붙였다. 괜찮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