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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일 (9월 23일 월요일) 벨로라도에서 산 후안 데 오르테가까지 약 2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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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뉴라이프교회 작성일13-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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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후안 데 오르테가는 외진 순례자 마을 이다. 정신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멀리 떨어진 속도가 느린 마을이다. 여기는 WiFi가 되지 않는다. 공용으로 쓰는 인터넷도 아주 속도가 느리다.



마을 이름의 뜻은 '쐐기풀의 성 요한'이다. 산 후안(성 요한)은 산토 도밍고의 제자로, 자기 스승처럼 산티아고로 가는 순례자들을 돌 본 위대한 업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산 후안은 이 지역 전체의 다리와 병원, 성당, 호스텔을 만들었다. 중세 순례자들에게는 위험과 고난이 가득했던 이 거칠고 외로운 곳(오르테가는 스페인어로 '쐐기 풀'을 뜻한다) 에서 그는 1150년에 성 아우구스티누스 수도원을 설립했다. 이 곳 알베르게는 16세기에 만들어진 멋진 안뜰이 있는 오래된 건물로 수도원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아내는 그 동안 남편 따라 힘 겹게 걷느라 육신이 피곤한 것 같다. 모처럼 이 느리고 조용한 마을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나도 어제 주일 쓰지 못했던 저널을 쓰고, 오늘 것 까지 쓰고 있다. 낮에 힘겹게 꾸준히 걸으시던 84세 프랑스 할아버지도 저쪽 침대에서 주무시고 있다.



 


할아버지와 거북이



84세 프랑스 할아버지가 걷고 있다
무거운 배낭을 어깨에 짊어지고
허리를 구부린채 힘겹게 걷는다
쉬지않고 느린 걸음으로 걷고 있다



주름 진 얼굴 형형한 눈빛에는
살아 온 오랜 세월의 흔적들이 있고
굵은 힘줄 튀어나온 야윈 팔에는
삶의 무게가 걸쳐져 있다



지나쳐 그늘에서 잠깐 휴식하고 있는데
늦게 오던 할아버지가 벌써 지나쳐 가신다
우리가 다시 일어나 걷기 시작했는데
할아버지는 저만치에도 보이지않는다



거북이 처럼 느린 걸음으로 걸어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걷는다면
빠른 토끼 처럼 성공하고 쉬는 사람 보다
인생 경주에서 가치있는 삶의 흔적을 남기고
감동을 주는 최후 승자가 될 수 있다


 



저녁 6시 성당에서 산티아고 순례자들을 위한 축복 미사가 열리고 있다. 참석은 하지 않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뒷편에서 지켜 보았다. 50여명의 순례자들이 경건한 모습으로 참석하고 있다. 사랑하는 주님, 저들을 축복하셔서 진정 그리스도 우리 주님을 만나게 하소서. 마치 경건한 고넬료를 지켜 보시고 베드로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게 하신 것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