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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일 (9월 29일 주일) 카리온에서 테라디요스까지 27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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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뉴라이프교회 작성일13-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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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온에 도착해서 산타마리아 성당에서 운영하는 알베르게에 들어가니 수녀님이 순례자 한사람 한사람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향긋한 티와 빵을 준비하러 순례자들의 피곤한 심신을 위로해 주었다.  



알베르게에 도착하면 함께 순례여정을 하는 여러 낯익은 얼굴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 중에서 양재오라는 청년을 만났다. 약 5일 전부터 자주 같은 알베르게에서 묵었던 청년이다. 참 잘 걸은 청년인데 이번에는 발목 아킬레스 건에 염증이 생겨서 고충을 받고 있었다. 병원에 다녀온 청년은 붕대로 다리를 칭찬 감고 왔다. 의사가 3일 정도는 걷지 말고 요양하라고 진단했다. 


 


이런 경우엔 의사가 편지를 써 주는데 그 편지가 있어야만 같은 알베르게에 머물 수가 있다. 보통 알베르게는 하루이상 머물 수가 없다. 오전 8시전에는 모두 나가야한다. 다른 사람들은 그 다음 목적지를 향해 부지런히 움직이는데 혼자 남은 마음이 어떨까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아침에 출발하기 전에 남편은 그에게 따뜻한 커피를 만들어 주고 간절한 마음으로 함께 기도했다. 그는 카톨릭 신자이다. 성경을 묵상하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청년과 헤어져 밖으로 나오나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어제처럼 판초를 꺼내입고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주일이라 17.8km 정도를 걷기로 했다. 함께 길가에 앉아 예배를 드리고 가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기도하고 걸으면서 매일 걷는 동안 찬양과 말씀을 듣고 묵상하며 예배를 드렸지만 주일에 믿는 형제 자매들과 한 장소에서 예배함이 얼마나 축복인지를 새삼 느꼈다. 



비와 함께 바람이 맞불어와서 걷기가 더 힘들었다. 그 뿐만 아니라 17.8km동안 마을이 없어 쉴 장소도 마땅치 않았다. 중간에 2개의 휴식처를 만들어 놓았는데 담배피는 순례자들로 가득차 있었다. 우리는 마침 날씨가 좀 개어서 판초를 깔고 잠간 들판에 앉아서 쉬었다. 어제 저녁에 삶아 놓은 달걀을 먹으니 꿀 맛이었다. 


 


다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걸어가는데 남편이 남극 탐험가 이야기를 해 주었다. 새클턴의 이야기 였다. 27명의 대원들을 이끌고 "Endurance (인내,  끈질김, 참을성)"라 이름 붙인 배를 타고 남극 탐험에 나섰다. 모진 풍파와 추위, 우여곡절 속에서도 자신을 희생하여 대원들을 다 살린 이야기였다. 예전에 연애할때 역사이야기를 많이 해 주었던 기억이 났다.  
 


 


# 새클턴



탐험대 27인의 삶을 책임져야 하는 탐험대장 새클턴은 다음과 같은 가이드라인을 정했다. "배를 버리고 행군한다. 개인 짐은 1Kg으로 제한한다” 이제 그들의 탐험은 횡단이 아닌 귀환을 위한 행군이 되었다. 대원은 28명의 침낭 중 가죽으로 된 양질의 침낭은 18개, 제비뽑기를 통해 침낭을 지급키로 했다. 질 나쁜 침낭을 뽑은 상급대원중 하나가 수근거렸다. "제비뽑기가 조작됐다."  그러나 새클턴은 흔들리지 않았다. 극한상황에서 불만은 누구에게나 있는 법. 새클턴은 당황하지 않았다. 그는 그의 뜻대로 탐험대를 이끌었다. 그의 목표는 오직 하나, 28인 모두의 생존이었다.  
 
그는 모든 대원들을 공평하게 대했다. "계급에 상관없이 모두가 공평하게 일하고 먹는다." "식량인 펭귄을 비축하지 마라". "쌓여있는 펭귄을 보면 계속 갇혀있을 거라는 절망감에 빠질 것이다. " "절망 속에서 죽는 것보다 굶어 죽는 것이 더 낫다."
 
구조선을 기다리던 새클턴을 결단을 내렸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사우스조지아섬으로 가서 구조선을 이끌고 돌아오겠다". 그는 자원자를 선발했다. 자원대는 그야말로 목슴을 담보하는 탐험을 해야 했다. 2,000킬로나 떨어진 사우스조지아섬까지는 작은 보트 하나로 시속 100킬로미터의 바람과 20미터의 파도와 싸워야 했다. 도중에 멈출 수 있는 섬은 없었다. 오히려 기다리는 편이 나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새클턴은 단호했다. 그는 가장 불만이 많고 명령불복종의 골치덩이 대원 5명중에서 탐험대원을 직접 선발했다.



새클턴은 직접 팀을 이끌었다. 새클턴은 떠나기 전 부대장에게 모든 책임을 위임했다. 목숨과도 같은 식량사용에 대한 전권까지도 그에게 부여했다. 새클턴은 3달 동안 사우스조지아섬으로 항해를 했다. 그에게 기다리고 있는 모든 대원들의 유일한 식량인 1,300마리의 펭귄이 떨어지기 전까지 섬을 발견하는 것이 희망이었다. 그는 침착하게 대원들을 지휘했고 좌절하지 않았다. 
 
1916년 7월 섬으로 다가오는 구조선 위에는 쌍안경으로 바로 보는 새클턴이 있었다.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두 무사한가?" 대원들의 마지막 보고. "예 모두 무사합니다."
 
새클턴의 탐험대 이야기는 전설이 되었다. 지금으로부터 90여년 전새클턴의 인듀어런스호가 남극으로 떠났을 때, 또 한 팀의 탐험대가 북극 탐험을 위해 떠났다. 탐험선의 이름은 칼릭호였다. 공교롭게도 새클턴의 배가 남극에서 조난당했을때 칼럭호도 북극에서 조난을 당했다. 인듀어런스호와는 달리 조난이 길어지자 칼럭호의 대원들은 서로 식량과 연료를 놓고 싸웠다. 몇 달만에 11명 전원이 숨지게 됐다. 그들이 죽은 원인은 식량이 부족해서 죽은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미래의 불안감에 식량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자기들끼리 싸우다가 죽어갔던 것이다.
 
반면 인듀어런호의 대원들은 무려 634일이라는 조난 기간 동안 단 한 명의 사상자도 없이 28명의 대원 전원이 무사히 돌아오는 기적을 이뤘다. "우리 모두는 허둥대며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그러나 대장만이 그러한 상황에서 벗어나게 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습니다. 그 믿음이 절대적일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지도력 덕분이었습니다." 귀환한 인듀어런스호의 한 선원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터넷 검색, 조훈 행복한 진로 이야기)



 


 


바람과 음성



오늘은 거친 광야에 거센 바람이 분다
얼굴을 때리고 고개를 숙이게 한다
바람은 비를 몰고 와 어둔 하늘을 가져오고
바람은 비를 몰고 가 밝은 하늘을 가져온다



온 하늘은 검은 구름으로 덮여 있고
하늘과 지평선이 만나는 곳만
파란 하늘의 창이 길게 이어져 있고
거기 하나님의 밝은 웃음이 보인다
쉬이이잉 씨잉씨잉 거세게 부는 바람 속에
사랑하는 아버지의 음성이 들려온다



순례자여 네 길에 비바람이 치고
어둔 구름이 덮일지라도
두려워 말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 임마누엘 이니라



걷는 이 길은 희망없는 아득한 길이 아니니라
아브라함이 걸었던 믿음과 약속의 길이니라
다윗이 걸었던 간절한 갈망의 길이니라
예수님이 걸으셨던 비아돌로로사 길이니라
바울과 야고보가 걸었던 선교 여행의 길이니라



태고적 부터 불었던 광야의 바람은
어두운 구름을 물러가게 하고
찬란한 햇빛에게 길을 내 주어
어느새 온 세상을 밝게 비추어 주고 있다